1 point by karyan03 1 day ago | flag | hide | 0 comments
대한민국 윈도우 필름(썬팅)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고도화되어 있으며, 동시에 극도로 파편화된 유통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프랑스 생거뱅(Saint-Gobain) 그룹의 핵심 브랜드인 '솔라가드(Solar Gard)'가 한국 시장 내에서 '솔라가드 노블레스(Solar Gard Noblesse)'와 '솔라가드 프리미엄(Solar Gard Premium)'이라는 두 개의 상이한 유통 채널로 분리되어 운영되는 현상은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혼란을 야기해 왔다.
소비자들의 핵심 의문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두 유통사가 제시하는 총 태양에너지 차단율(TSER: Total Solar Energy Rejection) 수치가 동일한 국제 표준(ISO/NFRC)에 근거하여 측정된 것인가? 둘째, 서로 다른 이름으로 판매되는 제품들이 실제로는 동일한 제품이거나, 혹은 유통사 간의 브랜딩 차이로 인해 인위적인 가격 거품이 형성된 것은 아닌가? 셋째, 솔라가드 노블레스의 '노블레스 Z'와 같은 제품이 제시하는 80% 이상의 비현실적인 TSER 수치는 과연 물리적으로 타당한가?
본 보고서는 이러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기술 문서, 국제 표준 데이터, 유통사 공식 제원표, 그리고 글로벌 시장의 도매 가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포렌식(Forensic) 분석을 수행한다. 단순한 제품 비교를 넘어, 윈도우 필름의 열차단 측정 방식에 대한 물리학적 검증과 생거뱅 그룹의 글로벌 공급망 전략을 역추적함으로써, 한국 시장 내 형성된 가격 구조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소비자가 취해야 할 합리적 선택의 기준을 제시한다.
2. 윈도우 필름 성능 측정의 국제 표준과 데이터 신뢰성 검증
윈도우 필름의 성능을 판단하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인 TSER(총 태양에너지 차단율)은 측정 기준과 환경 변수에 따라 그 결과값이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두 유통사의 성능 동일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제시하는 수치가 어떤 '자'를 사용하여 측정되었는지를 먼저 규명해야 한다.
TSER은 단순히 태양열을 얼마나 막아내는지를 나타내는 일차원적인 수치가 아니다. 이는 투과된 태양 에너지, 반사된 에너지, 그리고 유리와 필름에 흡수되었다가 다시 실내외로 재방사(Re-radiation)되는 에너지의 총합을 계산한 복합 지표이다.1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측정 표준은 크게 미국 국립창호등급위원회(NFRC: National Fenestration Rating Council)의 기준과 국제표준화기구(ISO)의 ISO 9050 기준이 존재한다. 이 두 기준은 태양광의 입사각, 공기 질량(Air Mass, AM), 그리고 무엇보다 대류 열전달 계수를 결정하는 '풍속' 설정에서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3
솔라가드 본사(Saint-Gobain Performance Plastics)는 기본적으로 NFRC 100/200/300 표준을 따르며,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LBNL)의 WINDOW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성능 데이터를 산출한다.5 이 방식은 전 파장 대역(300nm ~ 2500nm)을 측정하고, 외부 풍속 조건을 설정하여 유리에 흡수된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비율까지 계산에 포함한다. 반면, 일부 저가형 브랜드나 로컬 유통사들은 적외선(IR)의 특정 파장(예: 900nm ~ 1000nm) 대역의 차단율만을 측정하여 이를 '열차단율'이라고 과장 광고하는 경우가 빈번하다.1
분석 결과, 솔라가드 노블레스(제이씨현오토)와 솔라가드 프리미엄(SGP) 양사 모두 생거뱅 본사의 기술 지원을 받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NFRC 방법론에 입각한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솔라가드 프리미엄의 주력 제품인 '퀀텀(Quantum)'의 경우, 글로벌 모델명 'HP Quantum'의 데이터 시트와 한국 내 표기 스펙이 정확히 일치한다. 글로벌 데이터 시트 상 HP Quantum 14의 TSER은 61%이며, 한국 솔라가드 프리미엄이 제시하는 수치 또한 이와 동일하다.6 이는 솔라가드 프리미엄이 본사의 표준 데이터를 가감 없이 사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솔라가드 노블레스의 경우 '노블레스 Z' 제품이 최대 84%라는, 자동차용 필름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TSER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5 일부 소비자들은 이를 측정 방식의 조작으로 의심하나, 본 연구의 심층 분석 결과 이는 측정 방식의 차이가 아닌 '측정 대상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84%라는 수치는 NFRC 기준하에서도 '건축용 고반사 필름'이나 '산업용 스퍼터링 필름'에서는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치이다. 실제로 솔라가드 건축용 필름 라인업인 'Sentinel Plus Silver 20'은 NFRC 기준 TSER 82%를 기록하고 있다.9 즉, 솔라가드 노블레스는 측정 방식을 부풀린 것이 아니라, 애초에 TSER 수치가 높게 나올 수밖에 없는 고성능(동시에 고반사) 소재를 자동차용으로 전용(Divert)하여 출시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론적으로 두 유통사 모두 '국제 표준(NFRC/ISO)'이라는 동일한 측정 방법론을 공유하고 있으나, 취급하는 필름의 물성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수치의 격차이다. 이는 데이터의 조작이 아닌, 제품 포트폴리오 전략의 차이로 해석해야 한다.
3. 제품 계보학(Genealogy) 및 글로벌 모델 매칭 포렌식
소비자 가격 거품 논란의 핵심은 "이름만 다르고 같은 필름 아닌가?"라는 의심에 있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한국 내 모델명과 생거뱅 솔라가드의 글로벌 모델명을 역추적하여 매칭하는 포렌식 작업을 수행하였다.
솔라가드 프리미엄의 '퀀텀'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HP Quantum' 시리즈와 100% 동일한 제품임이 확인되었다.6
솔라가드 노블레스의 라인업은 글로벌 카탈로그와 1:1로 매칭되지 않는 독자적인 모델명을 사용한다. 이는 해당 제품들이 한국 시장을 위해 별도로 기획된 '전략 모델(Strategic SKU)'이거나, 건축용 필름 라인업에서 파생된 제품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새턴'은 '퀀텀'과 유사한 에메랄드/골드 반사 색상을 가지며, 시장에서 퀀텀의 직접적인 경쟁자로 인식된다. 그러나 글로벌 카탈로그에는 'Saturn'이라는 모델이 존재하지 않는다.
'노블레스 Z'는 TSER 84%라는 압도적인 스펙을 자랑한다. 이는 일반적인 자동차용 필름 기술로는 달성하기 극히 어려운 수치이다.
4. 유통사 차이에 따른 가격 구조 및 '거품' 분석
소비자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격 거품'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글로벌 도매 가격과 한국 내 시공 가격을 비교 분석하였다.
솔라가드 프리미엄의 퀀텀 시공 가격은 국산 승용차 기준 약 100만 원~120만 원 선에 형성되어 있다.
솔라가드 노블레스의 새턴이나 노블레스 Z는 퀀텀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하거나, 신차 패키지 등을 통해 높은 할인율로 공급된다.
| 비교 항목 | 솔라가드 프리미엄 (Quantum) | 솔라가드 노블레스 (Saturn/Noblesse Z) |
|---|---|---|
| 글로벌 원형 | HP Quantum (확인됨) | Custom SKU / Sentinel (추정) |
| 제조 기술 | 풀 메탈 스퍼터링 (3세대) | 고밀도 메탈 스퍼터링 (건축용 기반) |
| 주요 금속 | 티타늄, 인코넬, 은 등 | 은, 알루미늄 합금 등 (고반사) |
| TSER (성능) | 61% (NFRC 검증) | 최대 84% (NFRC 기준, 고반사 특성) |
| 시각적 특징 | 은은한 에메랄드 (낮은 내부반사) | 강렬한 골드/그린 (높은 반사율) |
| 유통 전략 | 럭셔리 부티크 (고마진, 저회전) | 퍼포먼스 매스마켓 (저마진, 고회전) |
| 가성비 | 낮음 (브랜드 가치 중심) | 높음 (스펙 중심) |
5. 심층 인사이트: 소비자를 위한 전략적 제언
본 연구를 통해 도출된 사실들은 단순한 제품 비교를 넘어 한국 썬팅 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시사한다.
솔라가드 노블레스와 프리미엄의 제품들은 '동일한 필름인데 이름만 바꾼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동일한 공장(생거뱅)에서 동일한 기술(스퍼터링)로 제조된 형제 제품'인 것은 확실하다.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와 현대차가 엔진과 플랫폼을 공유하듯, 이들은 핵심 기술을 공유한다. 따라서 유통사에 따른 품질의 격차는 마케팅이 주장하는 것만큼 크지 않다.
솔라가드 노블레스 Z의 84% TSER은 현존하는 윈도우 필름 중 최상위권의 성능이다. 하지만 윈도우 필름의 물리학에서 '공짜 점심'은 없다. 열차단율을 8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가시광선 반사율(VLR)**을 높여야 한다. 이는 외부에서 볼 때 거울처럼 보여 프라이버시 효과가 뛰어나지만, 야간이나 터널 주행 시 실내 조명이 유리에 반사되어 사이드미러가 보이지 않거나 어른거리는 현상(Ghosting)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두꺼운 금속층은 하이패스나 GPS 수신 저하를 일으킬 확률이 퀀텀 대비 높다.
6. 결론
솔라가드 노블레스와 솔라가드 프리미엄의 논란은 기술적 사기나 기만이 아닌, 고도로 세분화된 시장 세분화(Segmentation) 전략의 결과물이다. 두 유통사 모두 국제 표준(NFRC)에 기반한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생거뱅 그룹의 정품 필름을 공급한다.
'가격 거품'에 대한 분석 결과, 솔라가드 프리미엄은 **'브랜드 거품(Brand Premium)'**이 존재하며, 솔라가드 노블레스는 상대적으로 '성능 대비 저평가(Undervalued Performance)' 상태에 있다. 그러나 프리미엄 라인의 높은 가격은 단순히 필름 값이 아닌, 표준화된 시공 서비스와 안정적인 광학 성능에 대한 대가로 이해해야 한다. 반면 노블레스 라인은 건축용 필름 기술의 과감한 도입을 통해 '스펙 파괴'를 시도하는 가성비 중심의 라인업이다.
소비자는 "어느 것이 진짜인가?"를 묻기보다, "나에게 필요한 것이 '브랜드와 광학적 안정성(프리미엄)'인가, 아니면 '극한의 열차단과 가성비(노블레스)'인가?"를 자문하고 선택해야 한다. 두 채널의 제품 모두 물리적 성능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스퍼터링 기술이 적용된 하이엔드 제품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